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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한인 가정불화 비극…억울하다, 분노 조절 못하면 극단적 생각

Los Angeles

2025.08.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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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외도 문제 등이 발단
한인 상담건 30%나 늘어
전문가·주변 도움 받아야
천세철씨의 루비주얼리가 입주한 빈센트 주얼리센터 빌딩. 김상진 기자

천세철씨의 루비주얼리가 입주한 빈센트 주얼리센터 빌딩. 김상진 기자

LA 한인 사회에서 가정 불화가 비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한인 여성이 동거남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본지 8월 20일자 A-3면〉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70대 한인 천세철 씨가 롤링힐스 지역에서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한인 사회에서는 가정 불화가 총기 폭력으로 이어지는 극단적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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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정신과의사협회 조만철 회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이혼 분쟁 과정에서는 한쪽이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고 접근금지 명령까지 내려진 상태라면 그 분노가 겹쳐 더 큰 비극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정 불화는 돈, 치정, 그리고 명예가 얽혀 있을 때 더욱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41%, 남성의 26%가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 가운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사건의 피해자들은 우울증 또는 심각할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까지 겪고 있다.
 
국립보건원(NIH) 측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는 “가정 불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노 조절 문제가 꼽힌다”며 “특히 배우자를 통제할 권리가 있다는 인식은 갈등을 심화시키고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인가정상담소 폭력피해자지원부서 김현희 디렉터는 “한인 사회 내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데 특히 팬데믹 이후 약 30%가량 상담 건이 급증했다”며 “특히 한인들은 가정 내 불화나 폭력이 발생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데 주변에 알리는 게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피해자들은 경찰에 알리기보다 단순히 폭력이 멈추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며 “가정폭력의 조짐이 보인다면 미리 믿을 수 있는 지인에게 알리고, 연락이 닿지 않을 경우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인가정상담소 핫라인: (888) 979-3800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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